디자이너의 드림컴퍼니 '소중했던' 듀오톤(Duotone) 면접 후기

2020. 7. 21. 15:12취준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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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의 길은 험난했다.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 포트폴리오를 몇 번이고 디벨롭한 뒤 원하는 기업이 보일 때마다 서류 지원을 했다. 그리고 디자이너에게 드림컴퍼니라 불리는 듀오톤(Duotone)에 UX디자이너 직무로서 인터뷰 (=면접) 기회를 얻었다.

 

듀오톤은 2018년 정다영 CD(Creative Director)님이 설립한 디자인 에이전시로 현재 보안상 공개된 작업물은 많지 않지만 인터뷰 당일 이승연 AD(Art Director)님께서 소개해주셨던 프로젝트들을 보며 굉장히 전문적이고 구조적이며 듀오톤만의 감성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좌) 듀오톤 메인페이지, (우) 듀오톤 명함

 

 

인터뷰가 끝난 후 나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인터뷰 중 가장 많은 부족함을 느꼈고, 동시에 불투명하게 보였던 디자이너로서 채워나가야 할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0년 듀오톤 UX 디자이너 채용 절차

 

 

서류 접수 : 2020년 6월 25일 ~ 채용 시 마감

 

1. 서류 합격 여부는 일주일 뒤 전화로 연락을 받았고 메일로 인터뷰 일정을 알려준다.

 

2. 1차 인터뷰는 디렉터 및 PM, 2차 인터뷰는 해당 포지션 시니어 및 선임 멤버로 진행된다.

 

3. 1차 인터뷰에서 포트폴리오 PT를 위주로 인터뷰가 진행되며 일주일 뒤 결과 여부를 알려준다.

 

 

1차 인터뷰에서 불합격, 2차 인터뷰 기회는 없었다...

 

 

 

듀오톤 채용절차는 신기했다. 대표이신 정다영 CD님을 포함한 디렉터 및 PM분들과 먼저 인터뷰를 하고, 합격 시 해당 포지션의 시니어 및 선임 멤버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보통 대기업에선 직무면접 다음 인성면접으로 조직 구조상 난이도가 어려워지는 던전을 모험하는 느낌인데 듀오톤에선 첫판부터 최종 보스가 나타난 것이다.

 

사실상 제일 바쁘실 텐데도 불구하고 1차 인터뷰를 디렉터가 진행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지원자가 입사를 하게 되면 해당 팀원과 가장 많은 일을 하기 때문에 듀오톤과 핏이 맞는 지원자를 먼저 선발하고 팀에 검증된 지원자를 보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진정한 수평적인 기업문화가 아닐까?

 

 

 

 

1차 인터뷰는 3:1로 진행됐으며 간단한 자기소개 후 포트폴리오 발표에 대부분의 시간이 할당됐다.

 

인터뷰 내내 나는 이등병처럼 긴장했고, 사시나무처럼 떨었으며, 쿠크다스처럼 부서졌다. 

 

 

 


 

듀오톤 인터뷰 질문 리스트

 

듀오톤 인터뷰 질문은 준비한다고 대답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었다. 성격의 장단점이라거나 성장과정 등 대부분 인성에 관한 직접적인 질문은 없었고 직무 이해에 대한 질문 속에서 업무 스타일을 물어보는 질문이 많았다.

 


 

  1. 간단한 자기소개 

    디렉터 분들께서 먼저 자기소개를 한 뒤 내 소개를 했다.

  2. 포트폴리오 설명

    10분 ~ 15분간 작업을 하게 된 계기, 고민했던 부분, 발견한 시사점, 디자인 적용의 단계로 발표를 진행했다. 모두 굉장한 집중력으로 발표를 들어주셨고 엄청난 폭풍 질문이 들어왔다. 

  3. 포트폴리오 질문 & 답변

    - OO기능을 저렇게 설계한 이유는 무엇인가?
    - 상품 선택 시 상품이 여러 개일 때 개발적인 환경, 다양한 케이스를 고려했나?
    - 디자인에 통일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 디자인 스타일 가이드를 잡을 때 어떻게, 어떤 범위로, 어떻게 가이드를 참고하나?
    - 이유 없이 벤치마킹을 한 것이 아닌가? 
    - 조용하고 소극적인 성격인가? 우리는 적극적인 비판과 자칫 싸우는듯한 회의를 지향한다.


 

이 외에도 파생된 질문과 피드백, 그리고 상황 질문을 받았다. 직무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어떤 고민을 어떻게 했는지'가 UX 디자이너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이란 걸 느꼈다.

 

그리고 '사용자에게 A와 B의 선택지가 있다면, 이러한 조건과 상황 속에 어떤 것이 더 나은 선택지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고 충분히 고민한 뒤에 답을 내렸다. 하지만 답을 내리지 않는 것이 답이었다.

 

'정해진 답이 없는 것을 더 나은 방법으로 찾는 과정'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껴 UX 디자이너의 길에 들어섰는데 나는 내심 틀릴지도 모르는 나만의 답을 내리는 디자이너였던 것이다. 

 

 

 

한 시간 가량의 인터뷰를 본 뒤 마중을 나오신 CD님께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나왔다. 이런 사람들이랑 함께 일하게 된다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내가 하는 일 마다마다 보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난 2차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었다.

 

 

연어가 되는길은 쉽지 않았다.

 

 

 

4번의 디벨롭을 거친 나의 포트폴리오

 

https://notefolio.net/kjhumal/181886

 

밥심으로 포트폴리오 - UI/UX

밥은 먹고 하자구요, 디자이너 화이팅!

notefolio.net

* 듀오톤 인터뷰는 이후에 디벨롭한 포트폴리오로 진행했습니다.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 

 

듀오톤은 2년 만에 약 50명의 규모로 성장하고 그만큼 많은 구성원이 존재한다.

 

하지만 듀오톤은 업무를 분절하여 배분하지 않고 모두가 스스로 처음부터 기획하고 시각화하는 과정을 해낸다.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본 글 중 '기획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CX팀의 최미정 시니어의 인터뷰 글이 미디엄에 게시되어 있다. 듀오톤의 디자이너는 모두가 Director로서 자신의 의견을 내고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 디자이너로서 가장 큰 복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tinyurl.com/y6rkfmpt
 

“스스로 기획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서 왔어요”

[Salmon Story — interview] 최미정 선임 디자이너

medium.com

 

 

경력이 없는 나에게 대기업이 좋아하는 질문인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 = 지원 동기'를 물어보면 사실 딱히 할 말이 없었다. 높은 연봉, 대기업이라는 명예(?), 좋은 복지... 물론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일할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듀오톤 인터뷰를 진행하고 나서 나는 지금까지 말로 설명할 수 없었던, 가슴속에 구름처럼 막연하게 끼어있던 내가 진짜 들어가고 싶은 회사의 기준이 정립될 수 있었다.

 

 

'높은 책임감을 부여받고 구성원과 치열하게 소통하며 고민할 수 있는 곳'

 

 

최민정 선임 디자이너가 말했듯 조직 속에서 의견을 낸다는 것은 아직 한국사회에서 쉽게 통용되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듀오톤은 직급을 떠나 모든 의견을 존중하고 모든 의견을 반박한다. 그리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디자이너의 드림컴퍼니가 된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다.

 

 

 


 

많은 배움과 성찰의 기회를 준 듀오톤에 감사를 표합니다.

 

글이 문제 될 시 연락 주시면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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